헤겔 이전의 소외 개념

 

소외 개념의 기원은 신플라톤주의자인 플로티누스(Plotinus, 204-269)의 종교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신플라톤학파인 플로티누스의 존재론은 플라톤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순수 정신적 존재인 하나(一者)’와 물질세계를 연결하기 위해 유출(流出, Emanation)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그가 보는 세계는 일자(τò ἕν), 정신(νο󰐠), 영혼(ψύκη), 질료(ὕλη)의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유출은 일자에서 질료로 진행된다. 질료는 세계 내 존재 체계 안에서 일자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소외되어 불안정한 상태이다.따라서 소외된 질료는 세계의 근원이자 완전한 존재인 일자로의 복귀를 원하기 마련이다. 질료는 정화(purificatio), 조명(illuminat-io), 일치(unitatio)를 거쳐 일자에 복귀한다. 이 세 단계는 기존의 단계를 부정하고 상위의 단계를 지향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부정의 단계는 훗날 헤겔의 철학에서 부정의 부정을 통해 정신이 절대정신으로 복귀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중세시대의 소외 개념은 종교적 차원에서 이해된다. 이러한 종교적 소외 이해는 칼뱅(Jo-hannes Calvin, 1509-1564)의 신 인식 문제에서 잘 드러난다.칼뱅은 존엄한 신에 집중한다. 신의 존엄은 인간의 비참을 전제로 할 때에 가장 잘 드러난다. 그는 인간의 비참을 신에게서 소외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소외된 인간은 신을 인식하지 못하고 다만 상징으로 그 의미만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상징의 결정적인 특징은 자기부정이다. 상징을 통한 부정은 이것은 신이 아니다라는 유추 과정을 통해 신에 대해 알아가는 방법이다. 그 어떤 것이 아니라는 것으로 신의 의미를 알게 되는 것이다. 상징의 진리성은 상징이 정신을 스스로 초월하게 한다는 점에 있다. 초월함을 통해서만 진리 자체인 신에 대해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징 그 자체를 진실로 받아들이게 되면 우상이 된다. 우상은 초월해 있는 신으로부터 인간을 멀어지게 한다. 상징은 신에 대한 소외의 양면가치의 성격을 지닌다.

 

근대에 들어 소외는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에 의해 사회적 차원에서 사용된다. 루소의 소외 개념은 사회계약론의 자유에 관한 부분에서 드러난다. 사회 계약은 국가와 시민 간에 맺어진 계약이다. 각각 다른 개별적인 시민들은 국가라는 공통적인 범주 안에 있게 된다. 이는 국가라는 보편과 시민이라는 특수의 문제이며 여기서 특수의 자유가 문제된다. 국가는 개인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대신 개인의 자유를 요구한다. 루소에 의하면 자유란 전적으로 자신에게 의존하는 것으로서 그 형성에서부터 자유롭다. 따라서 자신이 스스로에게 부과한 법에 복종하는 것은 자유이다.”여기서 자유는 인간에 의해 생성된 것이기에 인간과 동일성을 가진다. 따라서 루소는 국가의 자유침해를 인정하지 않는다. 인간의 본성인 자유는 양도될 수 없기 때문이다.양도는 권리 및 법적지위를 타인에게 넘겨주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 자유를 내놓는 것은, 자신의 인간 자격을, 인류의 권리들을, 심지어 자신의 의무들을 내놓는 일이다.”루소는 개인의 자유가 양도된 상태를 가리켜 소외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자유가 떨어져 나가 국가에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루소의 자유의 생성과 양도에 대한 개념은 헤겔에 가서 정신의 생성과 외화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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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이전의 소외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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