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라이즌 라인(Horizon Line, 2020)

 

 

런던에서 일하는 사라는 친구 파스칼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리셔스로 향한다. 1년 전 사라는 모리셔스에서 살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냈었는데, 다시 돌아온 이곳은 변함없이 아름다워서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 기억 속에서 함께 행복했었던 사랑하는 연인 잭슨과 1년 만에 재회하게 된다. 잭슨은 모리셔스에 남고 사라는 런던으로 떠나야만 했던 1년 전의 끝맺음이 좋지 않아 여태껏 서로 연락을 하지 않았던 두 사람은 앙금이 남아있었지만 그보다는 애정이 더 컸다. 덕분에 어쩌다 보니 밤을 같이 보내게 됐고, 다음날 다른 섬에서 결혼을 하는 파스칼과 함께 배를 타고 가기로 했었는데 늦잠을 자는 바람에 놓치고 만다.

다행히 사라와 잭슨은 결혼식이 열릴 예정인 섬으로 가는 경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친분이 있는 조종사와 함께 비행기에 올라 목적지로 향하는데, 조종대를 잡은 그가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약을 삼키기도 전에 쓰러진 조종사로 인해 조수석에 앉아있던 사라는 얼떨결에 조종대를 잡아 추락하던 비행기를 원상태로 복구시키지만, 그는 이미 사망했고 비행기 운전은 곁에서 대충 배운 것뿐이라 두 사람은 막막하기만 하다.

 

 

주요 캐릭터의 사연이나 캐릭터끼리의 갈등 요소 등이 있는 건 모든 영화가 그렇긴 하지만 재난 생존 영화에는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필수 조건인가 보다. 이 영화에서는 본격적인 사고가 일어나기 전, 헤어진 듯 아닌 듯 보이던 사라와 잭슨 사이에 미묘한 감정선이 오갔다. 영화 초반에는 1년 전 시점을 배경으로 모리셔스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줬다. 사라는 런던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잭슨은 모리셔스에 남기로 결정한 듯했다. 두 사람 모두 결정을 번복하지는 않을 것 같았는데 왠지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차마 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도 서로를 배려한 탓이겠지만, 그로 인해 깔끔한 이별을 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래서 1년 만에 재회했을 때 묘한 기운이 감돌았고, 예전 일을 끄집어 내 뒤늦게 감정싸움을 하다가 꽁꽁 얼어있던 애정이 갑자기 녹아 함께 밤을 보냈다. 하지만 도망치는 사람은 여전히 버릇을 고치지 못했고, 토라진 사람 역시 뒤끝이 오래갔다.

이런 두 사람이 배를 놓치는 바람에 경비행기에 함께 오르게 되는데, 문제는 조종사가 사망하면서부터였다. 두 사람 모두 비행기를 몰아본 경험이 없어서 자동조종장치를 설정하지만 고장이 났는지 조종대만 놓으면 비행기가 바다로 떨어졌다. GPS도 잡히지 않고, 고도가 높은 탓인지 핸드폰도 터지지 않았다. 관제탑과 통신도 잘되지 않았고 연료 역시 간당간당했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 단둘뿐인 높은 상공에서 사라와 잭슨은 감정을 우선할 게 아니라 일단 살고 보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에 함께 힘을 합쳐 안전하게 가까운 육지로 착륙하고자 했다. 착륙하는 방법은 몰라도 어떻게든 해야만 했다.

재난 생존 영화이기 때문에 두 사람에게 온갖 위험이 닥치는 건 당연한 얘기였다. 폭풍우도 만나보고 각자 한 번씩 안정장치 없이 위험천만한 상황에 몸을 던졌다. 둘 중 하나가 사망하는 등의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긴 했으나 그래도 그런 장면을 보니 아슬아슬했다. 워낙 역동적인 상황이 끊임없이 등장해서 그런지 영화를 3D나 4DX 등의 특별관에서 상영을 해주면 스릴을 체험할 수 있어서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난 생존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기본적인 옵션은 모두 담긴 영화였다. 배경만 달라졌을 뿐 살 수 있을랑 말랑하는 밀당 같은 긴장감을 마지막까지 유지했다. 이 와중에 도움이 된 맥가이버식(?) 지식이 있었고, 영화 초반에 등장해 뭔가 있겠다 싶었던 두 가지 물품이 후반 위기를 타개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이런 영화를 보다 보면 백과사전 급 지식이 아니라 사소해서 잊어버리기 쉬운 자잘한 지식이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볍게 보기에 무난했던 오락 영화였다.

영화 호라이즌 라인(Horizon Line,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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