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Onward, 2020)

16살 생일을 맞이한 이안은 엄마로부터 아빠의 선물을 전달받는다. 이안이 태어나기 전부터 편찮으셔서 일찍 돌아가신 아빠가 두 아들 모두 16살이 넘으면 주라던 선물은 마법 지팡이였다. 이제는 마법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 시대라 이걸로 무얼 하나 싶었는데, 형 발리가 아빠가 남긴 편지를 발견했다. 편지에 적힌 주문을 외우면 단 하루 동안 아빠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너무나 꿈같은 마법이라 발리가 이내 주문을 외우지만 마법은커녕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다 이안이 무심코 주문을 외우자 아빠가 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안타깝게도 마법 지팡이 안에 든 보석 피닉스 젬이 사라지는 바람에 아빠는 허리까지만 나타나고 말았다. 역사와 마법에 심취해 나름 전문 지식을 가진 발리는 사라진 피닉스 젬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며 이안과 아빠의 하체를 데리고 하루 동안의 모험을 떠나기 시작한다.

이안은 자신감이 없고 딱히 무언가에 관심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아 조금은 무기력해 보이는 소년이었다. 숫기도 없는 편인지 생일날 집에 학교 친구들을 초대하려고 말을 거는 일도 그에겐 너무 어렵기만 했다. 형 발리는 이안과 완전히 반대였다. 마법과 역사를 너무나도 좋아해 옛것을 지키기 위한 시위를 마다하지 않았고, 마법에 관련된 게임이나 책에 파고들어 진짜인지 아닌지 모를 온갖 정보를 습득했다. 거기다 목소리도 크고 당당하고 거침이 없는 성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안은 발리가 곁에 나타날 때마다 왠지 모르게 부담스러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성격이 다른 형제가 아빠의 상체를 완성시키기 위해 함께 떠난 여행이 순탄하지 않을 거라는 건 안 봐도 훤했다. 안전한 길로 가려는 이안과 인생은 모험이라고 생각하는 발리는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를 놓고부터 의견이 맞지 않았다. 거기다 미움받을 용기를 가진 발리는 작지만 성격이 더러운 폭주족 요정들에게 소신을 내세우다가 사소한 다툼이 일어났고 이내 쫓겨 다니느라 아슬아슬한 추격전까지 벌였다.

발리는 그래도 아빠와의 기억이 있지만 이안은 한 번도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시간을 버리는 게 너무나 아까웠다. 이번이 아니면 아빠와 뭔가 하나라도 함께 할 기회가 전혀 없을 테니 말이다. 이안은 발리를 달래고 대충 수습해서 도망을 치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형을 어떻게 생각했었는지 속마음을 자기도 모르게 드러내게 된다. 시간에 쫓기고 여러 사람에게도 쫓기느라 아빠의 상체를 완성시키는 일만으로도 힘든데 함께 움직이는 발리와 마음의 거리가 생겨 이래저래 어려운 모험이 됐다.

이 와중에 엄마는 두 아들이 놀라게 해주겠다는 쪽지만 달랑 남기고 떠나버려서 걱정되는 마음에 찾아 나섰다. 엉뚱한 발리가 그랬더라면 그런가 보다 했겠지만, 평소에 그럴 일이 전혀 없던 이안이 쪽지를 남겼으니 걱정되는 게 당연했다.
아이들이 남긴 단서로 금세 쫓는 엄마는 괜히 엄마가 아니었다. 아들들이 어디로 갔는지 단번에 파악하고 무엇을 쫓는지까지 알게 된다. 그리고 이안과 발리 앞에 무슨 위험이 닥치게 될 것인지 듣게 된 엄마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다. 그것이 설령 경찰을 속이고 도주하는 것일지라도 말이다.

모험의 목적은 늘 그리워했던 아빠와 단 하루 동안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지만, 결국 이안이 깨닫게 된 건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그동안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가족의 소중함이었다. 그 과정을 통해 자신과 성격이 맞지 않아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한 발리가 어떤 사람인지도 알게 됐다. 자신감이 없어서 무슨 일 앞에서든 일단 주저하는 이안에게 발리는 언제나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고, 이안이 해낼 때까지 응원하며 지켜보기도 했다. 아무리 형제라고 해도 발리의 행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기에 동생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제나 자신을 응원하는 존재가 있다는 걸 알게 된 후에 이안은 자신이 되길 바라는 사람에 조금은 가까워질 수 있었다. 친구들에게 편히 말을 걸 수 있고, 모험담을 들려주기도 하며, 자신의 재능 또한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형이 자신을 어떻게 느끼는지 알게 된 이후에는 이안도 발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졌다. 현실적이지 못하게 필요도 없는 마법만 좇는다고 생각한 발리가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고 지키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면을 긍정적으로 보고 응원을 해주는 따스한 시선이었다.

가까이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내용도 좋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신 혹은 본래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의미도 있었다. 마법 같은 건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던 이안은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엄마의 남자친구 브롱코는 켄타우로스답게, 만티코어는 옛 시대의 존재답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생활에 녹여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디즈니 픽사의 신작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꽤 오랜 기다림에 기대감이 조금 낮아진 상태에서 봤다. 이전에 개봉한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들에 비해 엄청난 호평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좋은 평만 가득하진 않아도 디즈니 픽사는 여전히 감동적이고 따스한 매력이 있었다. 개성 있는 캐릭터가 등장해 웃음을 줬고, 언제나처럼 가족적인 이야기가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런 와중에 자신에 대한 의미까지 담고 있어서 좋았다.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Onward, 2020)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