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북클럽(Book Club, 2018)

 

 

성격도 다르고, 하는 일도 전혀 다르며, 심지어는 사랑에 관해서도 완전히 다른 네 친구들의 우정은 20대 때부터 현재까지, 무려 40년 동안 이어져오고 있다. 그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진한 우정을 간직할 수 있었던 건 마음이 잘 맞는 덕분이기도 했지만 북클럽의 영향도 있었다. 순번을 돌아가면서 읽을 책을 정하고 다 읽은 뒤에는 토론을 하는 그녀들은 처음엔 책 이야기로 시작해 현재 자신들의 고민으로 빠지기 일쑤지만 만나기만 하면 언제나 즐거운 모임이었다.

그러던 중, 세 친구와는 다르게 단 한 번도 결혼을 하지 않고 오로지 남자와의 자유로운 연애, 섹스만 즐기던 비비안이 책을 골랐다. 영화로도 나온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였다. 무슨 내용인지 이미 알고 있는 듯 친구들은 질색을 했지만 비비안은 무조건 읽으라며 밀어붙였고, 어쩔 수 없이 책을 집어 든 세 친구 다이앤, 캐롤, 섀론은 점점 책에 푹 빠져들어 불타는 사랑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노년의 나이에 접어든 그녀들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그 나이대의 여자들보다 훨씬 젊게 살고 있었다. 아직까지 일을 하며 자신의 자리에서 모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녀들 중 가장 잘나가는 비비안은 호텔 CEO로 자유분방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현재의 삶을 즐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기는지 그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는 등 쿨하게 살았다. 레스토랑 오너이자 셰프인 캐롤은 남편과의 사이가 여전히 좋았다. 결혼기념일을 아직까지 잘 챙겼고 서로에게 다정한 부부였다. 연방 법원 판사인 섀론은 남편과 이혼 후 줄곧 혼자 살아가고 있다. 남자를 만나기는커녕 거들떠보지도 않으며 일에만 매달린다. 다이앤은 사회로 나가기도 전에 아기를 가져 오랫동안 아내이자 엄마로 살았다. 두 딸은 각자 가정을 꾸려 멀리 애리조나에 살고 있었고, 남편은 작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는 큰 외로움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누구나 부러워할 듯한 커리어 우먼의 삶, 완벽하고도 멋진 삶을 사는 네 여자의 모습으로 보였는데, 모든 사람이 그렇듯 그녀들에게도 각자의 문제점은 있었다. 다이앤의 두 딸은 혼자 살고 있는 엄마를 걱정하는 듯 자신들 곁으로 이사를 오라고 재촉하는데 들을 때마다 노인네 취급을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캐롤은 남편과 섹스를 하지 않은지 몇 개월이나 되어 갑자기 불안해졌고, 섀론은 얼마 전 전남편이 아들과 비슷한 나이대의 여자와 약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극을 받는다. 그리고 비비안은 아주 오래전 자신에게 청혼했었던 남자와 재회했는데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이렇게 각자의 문제점과 고민들을 안고 있는 와중에 숨어서 읽어야 될 것 같은 내용의 책이 북클럽의 다음 책으로 정해져 읽기 시작한 그녀들은 강한 자극을 받는다. 덕분에 그녀들은 사랑이 충만해져 남편이나 재회한 남자, 새로 만난 남자들과 잘 해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녀들의 모습을 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딱 적확하다는 생각을 내내 했다. 그녀들은 나이가 들었을 뿐, 일이나 생활, 새로 만난 사랑 등 매사에 열정적이었고 최선을 다했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만남, 도전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던 섀론과 다이앤은 각각 데이트 사이트에 가입해 남자들을 만나거나 마음이 잘 맞는 남자와의 놀라운 경험에 즐거워했다. 유일하게 남편이 생존해있는 캐롤은 비비안의 조언에 따라 약(?)이라도 써서 남편과의 관계를 개선해보고자 했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에서 늘 도망치기만 했던 비비안은 자신을 사랑해 주는 남자가 아직까지 있고 그 사람을 붙잡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두렵고 겁이 나기 마련이다. 그건 나이가 들어도 여전했다. 오히려 나이가 있기 때문에 더 움츠려들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오늘, 지금 이 순간은 가장 젊은 시기이기 때문에 언제나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후회하지 않는다는 걸 그녀들을 통해 보여줬다. 마음만 청춘이 아니라 삶 자체를 청춘으로 여기는 모습이라 보기 좋았고, 또 그녀들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이안 키튼 외에는 낯선 배우들이 등장하는 영화였는데, 알고 보니 이 배우들이 엄청난 분들이었다. 여러 영화제에서 다수의 수상을 한 노련한 배우들이었다. 한자리에 모으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코미디를 내세워 앞으로 남은 많은 나날에 대해 말하는 영화에 출연해 즐거움을 줬다. 연기 경력이 대단한 배우들이라 그런지 능청스럽기 그지없었다. 어쩜 그렇게 리얼하게 연기들을 잘 하시던지 정말 재미있어서 몇 번이나 웃음이 터졌다.

많은 영화들에서 볼 수 있는 비슷한 의미를 담은 내용이라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짧은 러닝타임에 가볍게 볼 수 있었던 코미디라 좋았다.

영화 북클럽(Book Club,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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