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DELIVER US FROM EVIL, 2019)

도쿄에서 청부살인자로 살아가는 인남은 모든 이들이 꺼려 하던 거물급 야쿠자 고레다를 마지막으로 처리하고 이 바닥을 뜨려고 한다. 일을 완벽히 끝낸 뒤, 브로커 시마다에게 돈을 받고서 파나마로 갈 방법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인남은 인천에서 연락을 받는다. 인남이 8년 전 한국에 있을 때 비밀 킬러 조직의 수장이었던 김춘성은 방콕에 있는 영주가 그를 급하게 찾고 있다고 했지만, 인남은 그녀와 연락할 생각이 없었다.
얼마 후, 갑작스레 영주의 시신 인도 절차를 위한 연락을 받은 인남은 인천으로 향한다. 연고자가 없어 인남이 영주의 시신을 인계받으면서 경찰에게서 영주의 딸이 방콕에서 실종됐고 아이를 찾으려다 그녀가 살해되어 버려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인남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아이를 찾기 위해 바로 방콕으로 향한다.

한편, 고레다와 한동안 인연을 끊고 지냈던 친동생 레이가 장례식에 나타나 형을 죽인 자를 찾아 죽여버리겠다며 인남을 쫓기 시작한다. 브로커 시마다를 필두로 인남과 관련 있는 모든 사람들을 레이가 찾아갔고, 마침내 방콕까지 가서 그가 찾는 아이 유민이를 먼저 찾아내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돌아다닌다.

이하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음

영주는 8년 전 인남이 한국을 떠나기 직전까지 만나던 연인이었다. 비밀 조직의 실체가 들켜버리는 바람에 인남이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했을 때, 그녀를 찾아가 함께 떠날지 말지 선택권을 줬지만 눈앞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영주는 인남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 후로 인남은 가까운 일본으로 건너가 외로운 킬러로 살아가고, 헤어짐을 택한 영주는 뒤늦게 그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고선 김춘성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해 방콕으로 가게 된 것이었다.
인남은 영주의 죽음 이후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유민이의 시신이라도 찾기 위해 애를 쓰게 된다. 마지막 연인 영주가 죽기 직전까지 찾아내려던 아이를 바통 터치를 하듯 인남이 찾으려고 했다.
반면에 레이는 데면데면했다던 형의 죽음을 알게 되면서 그래도 핏줄이라고 복수를 하려고 했다. 인남이 가진 모든 것을 부수고, 가족은 물론 아는 사람까지 모조리 죽여 복수를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인정사정없는 인간이었기에 아이를 찾아내 죽이겠다는 생각 또한 레이에겐 당연한 것이었다.

마치 창과 방패의 대결 같았다. 관련 있는 모든 사람들을 찔러 피를 흘리게 만드는 레이와 그저 유민이를 찾아내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방어하고 또 피하며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인남이었다. 두 사람의 쫓고 쫓기는 피 튀기는 추격전에 태국 경찰이 개입되었고, 아이들을 납치해 장기를 불법 매매하는 조직까지 이어져 중반 이후에는 총격전과 액션으로 가득했다.

시작부터 도쿄와 방콕, 한국까지 오가면서 뭔가 큰 비밀이 있을 것처럼 보여줬지만 내용이 너무나도 단순했다. 스토리 자체가 정말 단순해서 스포일러 없이 쓰자니 도저히 쓸 게 없을 정도였다. 영화는 옆집 아이를 찾기 위해 쫓아가다가 불법 장기 매매까지 이어지는 <아저씨>와 전직 특수 요원 아버지가 납치된 딸을 찾는 <테이큰>이 연상되는 내용이었다. 둘을 묘하게 합쳐놔서 아저씨라고 했지만 실은 아빠인 인남의 부성애가 살짝 가미되어 영화의 결말을 장식했다.

영화의 스토리는 별게 없었지만 액션 하나만큼은 시원시원해서 좋았다. 처음으로 마주친 인남과 레이가 가까이에서 1대 1 맨손으로 싸우는 근접전이 스릴 있었고, 레이가 칼 하나로 다수의 사람들과 싸우는 장면은 눈요깃거리로 충분했다. 후반엔 카 체이싱과 총격전이 주를 이뤘는데 그 장면들은 여름 액션 영화로는 제법 괜찮았다.

배우들의 연기는 너무나 좋았다. 황정민 배우가 초반에 킬러로 보여준 모습과 유민이를 만난 이후에 변화된 감정 표현을 인상적으로 보여줬다. 그래서인지 후반엔 좀 뭉클해지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가 하면 레이 역할의 이정재 배우는 정말이지 미친 사람 같았다. 어떤 장면에서부터 눈이 회까닥 돌아버려서 아무런 감정이 없이 죽이고자 하는 욕구만 남아있는 그런 연기를 보였다. 그런데 냉혹한 모습과는 달리 옷은 세상 화려하지만 옷발이 좋아서 잘 어울렸던 캐릭터였다.
하지만 이 두 주인공보다 돋보였던 건 유이 역할의 박정민 배우였다. 처음 등장했을 땐 몰랐다가 바로 다음 장면에서야 알아보고 깜짝 놀랐다. 캐릭터 설정이 독특한데 너무나 연기를 잘해서 등장할 때마다 시선을 잡아끌었다.(정말 미쳤음!!!)

단순한 영화를 화려하게(?) 만들어준 액션과 배우들의 연기에 박수를 보낸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DELIVER US FROM EVIL,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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